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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 까고 포커치는 외환당국…환율 눌러도 1480원 재반등"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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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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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요약

  •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을 아무리 끌어내려도 다시 1480원 선까지 오를 게 불보듯 뻔하다고 밝혔다.
  • 안 교수는 외환당국이 1480원을 심리적 저항선으로 공개하고 제한적인 외환보유액개입 카드 소진으로 시장과의 쉬운 게임은 끝났다고 전했다.
  • 안 교수는 서학개미보다 기업환경 악화, 대미 투자 펀드 자금 이탈 등 구조적 요인이 환율 상승의 근본 원인이라며 이를 외면해선 환율이 안정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 분석

"정책카드 이미 바닥…지난달 개입 때 끝장을 봤어야'"

"실탄도 280억달러 불과…서학개미 탓은 본질 비켜가"

사진=한경DB
사진=한경DB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5일 "외환당국이 원·달러 환율을 아무리 끌어내려도 다시 1480원 선까지 오를 게 불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날 "외환당국의 심리적 저항선이 1480원 선이라는 것을 공개한 순간 시장과의 '쉬운 게임'은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작년 말 외환당국은 환율이 1480원 선에 도달하자 고강도 개입에 나섰고, 그 직후 당국의 저항선이 1480원 선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됐다. 이 같은 인식에 따라 당국 개입 후 떨어진 환율이 오름세를 이어가 1480원 선 목전까지 반등했다는 평가다.

안 교수는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 퀀트전략본부장과 자본시장연구원장 등을 지내 거시경제와 자본시장 분야에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국내 최고의 금융석학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정부가 기업을 모아놓고 네고(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해외 주식을 팔고 복귀하는 서학개미의 양도소득세를 깎아주겠다는 등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는 이미 다 꺼냈다"며 "자신의 패를 먼저 보여주고 포커 게임을 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외환당국의 전략적 실책을 지적했다.

외환당국의 개입 여력도 충분치 않다고 진단했다. 안 교수는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며 지난해 말 외환보유액은 4281억달러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외환보유액이 4000억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환율이 급등할 수 있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은 280억달러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개입 당시 외환당국이 더 과감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도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달 말 강력하게 개입했을 때 환율 강세 흐름을 완전히 꺾지 못하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며 "개입을 하려면 끝을 볼 생각으로 나섰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을 1300원대 초중반까지 강하게 눌러놓거나 1450원대에서 더 강하게 개입해 흐름을 꺾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환보유액을 아껴 쓰려다 보니 개입 효과가 약했다"며 "시장 참여자들도 외환당국의 카드를 모두 파악해 '별로 아프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 관리에도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안 교수는 "외환당국의 승패는 기대심리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렸다"며 "당국이 먼저 환율 이야기를 꺼내면서 오히려 시장의 주목을 불러왔고 기대심리 관리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상승 원인을 서학개미로 지목한 데 대해선 "한국은행 총재 등이 서학개미를 언급하고 광의의 통화량(M2) 증가를 해명했지만 이는 환율과 지엽적인 관련만 있을 뿐"이라며 "중대재해법·노란봉투법 도입 등 기업환경 악화로 자금이 이탈하고, 대미 투자 펀드 흐름에 따라 연간 200억달러가 빠져나가는 구조적 요인이 훨씬 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구조적 문제는 외면한 채 서학개미나 국민연금 수급 문제만 탓하고 있다"며 "근본 원인을 보지 않는데 환율이 안정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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