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해외 주식 목표 비중 확대 폭을 줄이고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등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체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 허용 범위를 벗어나도 일정 기간 기계적 매도를 유예해 시장 변동성과 시장 충격을 완화하겠다고 전했다.
- 국민연금의 해외채 발행을 위한 국민연금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는 관계 부처와 협의해 최대한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금운용위, 연말 해외주식 목표 비중 1.7%P 축소
국내증시 비중은 0.5%P 확대
전략적 자산배분 범위 이탈해도
'기계적 매도' 한시적 유예키로
상시적 환헤지 도입은 거론 안돼
시장충격 완화 명분에 예외 적용
"장기 운용 원칙 훼손" 비판도
국민연금이 기금 규모 확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야 한다며 자산배분 및 리밸런싱 체계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내 주가가 올라 국민연금이 미리 설정해 놓은 국내 증시의 목표 비중을 넘어가더라도 일단 기계적 매도를 유예하기로 했다. 다만 '시장 충격 완화'라는 명분 아래 규칙의 예외 적용이 반복될 경우 장기 운용 원칙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기금 운용 '원칙 훼손' 우려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 점검' 안건을 보고받고 개선 방안을 의결했다. 기금위가 문제 삼은 핵심은 '기계적 운용'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 국민연금은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 범위를 기준으로 목표 비중에서 벗어날 경우 자동으로 자산을 조정해 왔지만, 기금 규모가 확대될수록 동일한 규칙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도 비례해 커진다는 지적이 운용업계에서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코스피지수가 5000을 돌파하며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식 비중 조정이 이뤄질 경우 단기간에 대규모 매매가 발생해 시장 가격 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떠올랐다.
현행 리밸런싱 체계는 기금 규모가 700조원대였던 2019년을 기준으로 마련됐다. 이후 기금이 1400조원대를 거쳐 올해 초 1500조원 수준으로 커지면서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리밸런싱 규모 역시 크게 확대될 수밖에 없다. 기금위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연기금의 자동 매매가 오히려 시장 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포트폴리오 점검은 방향성을 급격히 바꾸기보다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해외 주식 목표 비중은 당초 계획 대비 확대 폭을 절반 이상 줄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섰고, 국내 주식 비중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체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맞췄다.
다만 이번 조치를 두고 시장에서는 '유연성 확보'와 '원칙 훼손'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세장에서 시장 충격을 이유로 규칙 적용을 유예하는 선례가 반복될 경우 향후 조정 국면에서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연금 운용 전문가는 "시장 상황에 따라 예외를 상시화하면 자산배분 원칙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유예의 조건과 종료 시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규칙 기반 운용'이라는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해외채권 발행 입법 추진
외환시장 안정화 대책으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상시적 환헤지 도입과 전략적 환헤지 비율 확대 여부는 이날 기금위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기금위 관계자는 "환헤지 전략은 뉴프레임워크에서 다룰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2015년 환헤지를 중단한 이후 환율 급등락 시에만 개입하는 전략적 환헤지 기조를 유지해왔다. 외환당국은 상시적 환헤지를 부활하면 환율 쏠림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시 국내 외환시장이 아니라 현지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하도록 하는 방안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의 해외채 발행을 가능하게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해외채 발행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최대한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익환/남정민/민경진 기자 lovepen@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hankyung@bloomingbit.io한국경제 뉴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