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중동 전쟁과 국제 유가 급등락으로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달러지수(DXY)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 말레이시아는 순에너지 수출국과 첨단 기술 산업 자본 유입 덕에 링깃(MYR)이 아시아 통화 중 이례적인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 일본 엔화·인도 루피·태국 바트·한국 원화 등 에너지 수입국 통화는 급락한 반면, 중국 위안화(CNY)는 자본 통제와 정책 개입으로 제한적 약세에 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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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통화 줄하락에도 버틴 말레이시아 링깃

최근 중동 전쟁 여파로 아시아 통화 가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핵심 병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봉쇄되면서 세계 외환시장은 금리 격차나 거시경제 지표가 아닌 국가별 '에너지 주권' 확보 여부에 따라 통화 가치가 움직였다.
국제 유가 급등락
25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는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란에 '48시간 최후통첩'을 보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돌연 이란과 생산적 대화를 하고 있다며 5일간 공격을 유예하면서다.
국제 유가의 기준점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지난 24일 오후 3시52분 기준 배럴당 102.73달러로 전날 종가(99.94달러)보다 약 2.8% 뛰었다. 앞서 브렌트유 선물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 보류를 발표한 영향에 23일 전장 대비 10.9%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최근 중동발 원유 등 원자재 공급망 훼손으로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의 패권이 더 강해졌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유로, 엔, 파운드 등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적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DXY)는 지난달 27일 97.61에서 지난 23일 장중 100.15를 돌파했다.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자본이 가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안전한 곳으로 쏠린 영향이다. 셰일 혁명 이후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 지위를 확보한 미국이 중동발 에너지 쇼크로부터 경제 펀더멘털의 훼손이 덜하다는 이유도 있다.
말레이시아 통화 강세
반면 같은 기간 아시아 국가의 통화 가치는 대부분 떨어졌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양극화 조짐이 보였다. 말레이시아 링깃(MYR)의 이례적인 방어력과 일본 엔화(JPY)의 하락이 대표적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대비 3월 23일 기준 달러·링깃 환율 하락률(절하율)은 불과 1.25%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 원화나 태국 바트화 등 다른 아시아 통화들이 5~6%대 폭락을 겪은 것과 대조를 보였다. 이는 말레이시아가 하루 약 200만 배럴을 생산하는 순에너지 수출국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첨단 기술 산업으로 자본 유입도 링깃의 방어력을 높였다. 구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 규모는 총 902억 링깃에 달한다.
골드만삭스의 대니 수와나프루티 애널리스트는 "링깃은 올해에도 아시아 최강 통화가 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차단과 LNG 가격 상승을 감안할 때 말레이시아는 역내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서명했다.
반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불린 일본 엔화의 가치는 떨어졌다. 인베스팅닷컴 기준 지난달 27일 달러당 156.06엔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지난 23일 장중 159.66엔까지 치솟았다. 엔화 붕괴 이유는 일본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원유 수입의 95%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약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전쟁 발발 직후 물류와 보험이 차단되자 일본의 정유 및 제조 산업은 조달 패닉과 원가 폭등의 이중고에 직면했다. 일본이 막대한 대외 순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가 차단된 상황에서는 막대한 수입 결제 대금을 달러로 지불해야만 한다.

중국 위안화는 '선방'
다른 아시아 국가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통화 가치를 피할 수 없었다. 원유 수요의 80% 이상을 수입하는 인도의 통화 가치는 1달러당 94.19루피까지 급락하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 급등은 인도의 경상수지와 재정수지를 동시에 악화시키는 '쌍둥이 적자' 공포를 불러왔다.
인디아 트리뷴 및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월간 인도 주식 및 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FPI)의 순매도 규모는 8만8180 크로어 루피에 달하며 자본 이탈을 겪었다.
관광 산업 의존도가 높은 태국 바트(USD/THB) 역시 6.50% 하락(2월 27일 대비 3월 23일, 인베스팅닷컴 기준)하며 아시아 통화 중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제프 응 미쓰이스미토모은행 아시아 매크로 전략 헤드는 "분쟁은 수주간 고조될 가능성이 높고 브렌트유의 고가가 단기 지속될 것"이라며 "무역 적자를 감내해야 아시아 수입국 통화에 강한 매도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진단했다.
에너지 빈국들이 수입 인플레이션을 방어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경기 방어를 위해 금리를 동결하면 자국 통화가 폭락하는 전형적인 거시경제적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반면 강력한 자본 통제력을 지닌 중국 위안화(CNY)는 달러 강세 속에서도 이례적인 방어력을 보였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3월 23일 종가 기준 0.79%의 제한적 약세에 그쳤다.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위안화를 기본적으로 안정시키고 외환시장 기대를 확고히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일일 기준환율 고시를 통해 투기적 매도세를 억제하는 정책적 개입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한국 원화도 영향을 받았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1439.80원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장중 1,517.57원까지 치솟으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원화 가치 최저)를 기록했다. 원화는 태국 바트에 이어 아시아 통화 중 두 번째 통화 가치 하락 폭이 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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