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유예' 연막치고 지상군 파병…이란 급소 노리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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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뉴스룸

간단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 결정은 유가자산시장 변동 속에서 시장 안정을 겨냥한 조치라고 전했다.
  • 미국 전쟁부가 중동 지상군 최대 1만 명 추가 파병을 검토하며 지상전 확대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 하르그섬·케슘섬·라라크섬석유·해협 요충지 타격 시나리오가 거론되며 호르무즈해협 봉쇄에너지 인프라 보복 공격에 따른 장기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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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또 공격 유예…출구 안 보이는 전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말과 2만달러(약 3000만원)짜리 이란 드론이 맞선 한 달간의 전쟁이었다. 지난달 28일 개전 직후 공군·해군 전력이 사실상 무력화된 이란은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걸프 주변국을 공격하며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해협 봉쇄로 유가와 자산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 안정에 나섰다.

그런 점에서 이란 발전소 공격 유예 시한을 열흘 연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26일(현지시간) 결정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나스닥지수가 2.38% 급락한 직후였다. 그는 "이란 정부 요청에 따른 것"이라며 "발전소 파괴를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7일 오전 9시)까지 열흘 중지한다"고 SNS에 적었다.

앞서 이란에 부여한 닷새의 공격 유예 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때였다. 이는 일단 유화적 제스처로 해석된다. 평화 협상을 위한 물밑 접촉이 시작된 만큼 시간을 두고 이란과 대화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4월 6일은 개전 6주 차에 접어드는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하며 제시한 4~6주의 종전 시점과 맞물린다.

하지만 새로 부여한 열흘 동안 미국이 군사적 압박을 병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핵 개발 프로그램과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양국 간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다.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1만 명 규모 지상군 추가 파병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했다. 이미 호르무즈해협을 향해 이동 중인 해병대와 공수부대 장병 8000~9000명을 합치면 2만 명에 육박하는 지상군이 현지에 집결하게 된다.

미국의 '이란 지상전 시나리오' 살펴보니

이란과 협상서 우위 점하려는 美, 대화 이어가면서도 병력은 증강

"미국의 군사 행동이 확대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졌다."

열흘간의 공격 유예 기간을 부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6일(현지시간) 조치에 대한 정치 전문 매체 액시오스의 판단이다. 추가 기간 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나서겠지만 협상 결과만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란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일부 영토를 점유하는 등 제한적인 지상전 수행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 "지상군, 제한적·단기 작전 예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전쟁부(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많은 군사적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중동에 최대 1만 명의 지상군을 추가 파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는 보병과 기갑 부대가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호르무즈해협으로는 약 5000명의 해병대와 3000명의 공수부대 병력이 이동 중이다.

액시오스 역시 소식통을 인용해 "전쟁부가 '최후의 일격' 선택지를 마련하고 있다"며 지상군 투입과 대규모 폭격 작전이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한 중재국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제안한 15개 협상안을 이란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작다고 판단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지상군 파견 규모로 볼 때 장기적인 지상전이 아니라 제한적·단기 작전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본격적인 지상전에 나서기에는 병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미 지상군이 이란 석유산업의 심장부인 하르그섬을 타격하거나 점령하는 것이다. 하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약 24㎞ 떨어진 해상에 있다. 전체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뤄지는 핵심 인프라다. CNBC는 "하르그섬을 타격하면 이란의 석유 수출을 순식간에 차단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경우 이란의 강력한 보복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아 확전 위험이 크다.

다른 시나리오는 호르무즈해협의 핵심 거점인 케슘섬 혹은 라라크섬 점령이다. 케슘섬은 걸프만 최대 규모의 섬으로, 해협의 병목 지점을 통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이란이 대함 미사일, 기뢰, 드론 등을 지하 터널에 배치한 만큼 이곳을 장악하면 이란의 해상 차단 능력을 크게 약화할 수 있다.

라라크섬은 벙커와 군함으로 이뤄진 요새로 호르무즈해협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액시오스는 "이란은 이곳에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고속정 등을 갖췄다"며 "라라크를 장악하면 이란의 상선 공격과 기뢰 설치를 막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밖에 아랍에미리트(UAE)과 이란 사이의 아부무사섬과 대·소턴브섬 등 3개 도서를 점령할 가능성도 있다. 아부무사섬은 이란군의 미사일 및 무인기, 지뢰 기지가 있는 이란 전초기지로 알려졌다.

◇ "이란, 하르그섬에 방공전력 배치"

핵 물질 확보를 위해 이란 내륙을 급습하는 작전도 선택지에 올라 있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보유한 400㎏ 이상의 재처리 핵 물질을 목표로 한 특수작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다만 이 물질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렵고 일정 수준 이상의 병력과 지속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맞서 이란은 100만 명 넘는 병력을 집결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날 군 소식통을 인용해 "지상전을 위해 100만 명 이상을 조직한 것 외에도 바시즈 민병대, 이슬람혁명수비대, 정규군 센터에 참전하겠다는 이란 청년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의 하르그섬 등에 대한 상륙·강하에도 대비하고 있다. CNN은 "이란이 하르그섬에 병력과 휴대용 지대공 유도 미사일 시스템(MANPADS) 등 방공 전력을 추가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미국이 발전시설을 공격하면 "주변국의 발전소 및 석유 시설 등 에너지 인프라를 보복 공격하겠다"고 공언했다. 지상군 투입이 현실화하면 미국이 장기전 수렁에 빠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토머스 라이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상군을 대규모로 투입해 통제 불가능한 장기전으로 빠져들면 안 된다"며 "현재의 군사적 성과를 근거로 '충분히 목표를 달성했다'며 승리를 선언하고 군사적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안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국제부장/김동현 기자/ 뉴욕=박신영 특파원 autonomy@hankyung.com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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