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핵무기 포기 의지와 제재 해제 등을 둘러싼 이견으로 하루 만에 결렬됐다고 전했다.
- 미국은 이란에 핵무기 개발 포기와 동결 자산 관련 조건을 제시하며 '최종적이고 최선의 제안' 합의안을 남겨두고 떠났다고 밝혔다.
- 이란은 동결 자산 해제, 제재 해제, 호르무즈 해협 통제 권한과 통행료 부과 등을 요구하며 다음 협상 가능성을 남겼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재협상 여지 있을 듯
美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이란 약속 확인 못해"
미국 측 합의안 "남겨놓고 떠난다"
타스님 통신 "미국의 과도한 요구" 탓에 결렬됐다고 주장
요구사항 간극 커 난항 예고

미국과 이란, 파키스탄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 전쟁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휴전 협상을 시작했으나 하루 만에 결렬됐다. 이날 회의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15시간 넘게 이어졌으나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진행되지 않았다.
미국 측 협상단을 이끌고 있는 J D 밴스 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우리는 이란 측이 우리의 조건을 수용할 의향을 보이는 단계까지는 끝내 도달하지 못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곳을 떠난다"고 말했다. 협상이 결렬됐다는 뜻이다.
밴스 부통령은 또 "우리는 우리의 '레드라인(넘어서는 안 될 마지노선)'이 무엇인지, 우리가 이란 측의 요구를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무엇은 절대 수용할 수 없는지 아주 명확하게 밝혔다"면서 "가능한 한 가장 분명한 언어로 전달했으나, 이란 측은 우리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전했다.
"핵무기 개발 않겠다는 의지 확인 못해"
밴스 부통령은 "이란 측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그리고 핵무기를 신속하게 제조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들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란 측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근본적인, 장기적인 의지를 보여주고 있느냐"가 쟁점이라면서 "우리는 아직 그러한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다. 앞으로는 확인하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이란의 동결 자산에 대한 제재 해제 문제 등 다양한 사안이 폭넓게 논의되었다고 그는 전했다. 또 자신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소통했다"면서 "성실한 자세로 협상에 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떠나는 이 시점에, 우리는 매우 간명한 제안, 즉 우리의 '최종적이고 최선의 제안(final and best offer)'이 담긴 합의안을 남겨둔다"면서 협상의 문이 계속 열려 있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이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격을 하겠다는 식의 발언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이란인들은 국제 수로를 이용해 전 세계를 상대로 단기적인 협박을 가하는 것 외에는, 자신들에게 어떠한 협상 카드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그들이 오늘 살아있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협상을 위해서"라고 했다. 협상에 협력하지 않는 지도부는 제거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양측 모두 추가협상 의지 있는 듯
이날 협상에는 미국 측에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재러드 쿠슈너(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등이 참여했으며, 이란 측에서는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위시한 70여명이 왔다. 이란 측 주요 멤버는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알리 아크바르 아흐마디안 최고국가안전보장위원회(SNSC) 위원장, 압돌나세르 헴마티 중앙은행 총재 등 거의 모든 수뇌부를 망라했다. 이란 미디어도 협상장 안팎에서 현장 소식을 수시로 전했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본격 협상 하루 전인 10일 오후 1시부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이란 협상단이 면담을 하기 시작했다. 이어 몇 시간 후 미국과의 대화가 시작됐으며, 주요 대표단 간 논의와 전문가 팀 간 논의가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됐다. 타스님 통신은 "이란은 여러 차례 새로운 제안을 내놓으며 미국 측에 현실적인 태도를 촉구했으나 미국의 과도한 요구가 매번 합의 틀을 도출하는 것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또 "파키스탄의 중재와 11일 추가대화 및 (합의) 문서 교환 시도에도 불구하고, 미국 측은 기존 태도를 유지해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되었다"면서 "다음 협상 일정과 장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음 협상을 이란 측에서 거론하고, 미국이 자신들의 합의문을 남기고 간 것은 양측 모두 추가 협상에 대한 의지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협상 중 뉴욕타임스(NYT) 등은 협상이 곧바로 끝나지 않고 오랜 시간 이어진 것 자체가 긍정적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양측의 요구안은 처음부터 간극이 큰 채로 시작됐다.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10일 "양측이 상호 합의한 조치 중 두 가지, 즉 레바논에서의 휴전과 협상 개시 전 이란의 동결 자산 해제 조치가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이 두 가지 사안은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반드시 이행되어야 한다"고 엑스(X)에 적었다. 이외에도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 권한(통행료 부과), 우라늄 농축 권한 유지, 이란에 대한 1차 및 2차 제재 해제, 전쟁 배상금 지급 등을 요구해 왔다. 미국이 이 중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핵무기 포기를 대가로 하는 제재 해제 정도다.
이란 측의 배상금 지급 요구는 통행료 인정으로 갈음될 가능성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도 '조인트벤처' 형태로 이란과 함께 통행료를 징수하는 방안을 거론했으나, 국제사회가 이런 방법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항행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으면 전 세계 곳곳에서 저마다 통행세를 받겠다고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11일(현지시간) 진행된 미국-이란 협상이 결렬된 후 J D 밴스 부통령이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을 미디어가 촬영하고 있다. 협상장 안에는 미디어 출입이 불허됐으며 이들은 외부 별도 공간에서 대기했다.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정리 시작"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진행되기 전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등 전세계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여러 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의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 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가 이날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해협에 투입돼 기뢰 제거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한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놀랍게도 그들은 이 작업을 스스로 해낼 용기나 의지가 없다"면서 "하지만 아주 흥미롭게도 많은 나라에서 빈 유조선이 석유를 채우러 미국으로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처참하게 지고 있다면서 "그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건 선박이 기뢰에 부딪힐 수 있다는 위협뿐인데 그들의 기뢰부설함 28척 모두 바다에 가라앉아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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