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CPI)가 9%대로 급등했다. 월가는 미 중앙은행(Fed)이 이달 말 100bp(1bp=0.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50~60%에 달한다고 베팅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13일(미 동부 시간) 6월 CPI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9.1%, 전월 대비 1.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5월(8.6% 1.0%)뿐 아니라 월가 예상(8.8%, 1.1%)보다 크게 높은 것이다. 또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수치도 전년 대비 5.9%, 전월 대비 0.7% 올랐다. 역시 5월(6.0%, 0.6%) 수치나 시장 예상(5.8%, 0.6%)을 상회했다.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6월 15일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의 연속적인 월별 감소(a series of declining monthly readings for inflation)다"라면서 "궁극적으로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 강력한 증거를 볼 때까지 승리를 선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월 대비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내려오는 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었는데, 6월에 0.7% 상승한 것으로 나온 것이다. 5월 0.6%보다 더 높아졌다. 연율로 따지면 8.8%나 오르는 것이다. 시카고대의 오스틴 굴스비 교수는 "전월 대비 근원 물가가 올라갔다는 것은 Fed가 계속 해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며 "투자자들은 안전벨트를 단단히 묶어라"라고 말했다.
세부 내용도 좋지 않다. 에너지(7.5%↑)와 음식료(1.0%↑)가 오른 것은 예상됐던 것이다. 하지만 상품 물가도 여전히 전월 대비 2.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차가 0.7%, 중고차가 1.6%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도 0.9% 올랐다. 끈적끈적하게 지속되는 물가 요인인 주거비가 0.6%로 5월(0.5%↑)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주거비 중 렌트는 0.8%, 집주인의 등가임대료(OER)는 0.7% 상승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주거비와 휘발유가 가장 큰 물가 상승 요인이지만, 물가 상승이 전반적으로 넓게 확산되고 있어 이 인플레이션은 정점을 지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고문은 "끔찍한 수치이고 세부 내용은 매우 걱정스럽다"라며 "이건 수십년 만의 Fed의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 수치가 나온 뒤 뉴욕 증시는 1~2%대 하락세로 출발했다. 금리는 급등했다. 미 국채 2년물은 한때 15bp가 뛰어 3.2%까지 올라갔고 10년물 금리는 3.06%까지 상승했다. 달러도 강세를 지속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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