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긴축 중단은 섣부른 기대?…인플레 지속, 임금 상승도 여전
미국 중앙은행(Fed)이 중시하는 물가 지표가 상승세를 가속해서 4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치솟았다.
미 상무부는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6.8%, 전월보다 1.0% 각각 상승했다고 29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지난 5월(6.3%, 0.6%)보다 상승 속도가 더 높아졌고, 월가 예상(6.6%, 0.9%)도 웃돌았다. 전년 대비로는 지난 3월 세운 1982년 1월 이후 최대폭 상승 기록을 석 달 만에 갈아치웠고, 전월 대비 상승률은 1981년 2월 이후 가장 높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도 전년 동월보다 4.8%, 전월보다 0.6% 각각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것도 5월(4.7%, 0.3%) 상승률보다 더 높아졌고, 예상치(4.8%, 0.5%)를 웃돌았다.
이중 Fed가 집중해서 보는 건 전월 대비 근원 물가다. 6월에 0.6% 상승했는데, 이는 2021년 4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률이다. 이전 4개월 동안의 0.3% 상승세보다 훨씬 올라간 것이다.
에너지 가격은 한 달 만에 1.5%, 식품 가격은 1% 올랐다. 공장 설비, 가전, 자동차와 같은 내구재 가격은 0.6%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도 0.6% 상승했다. 모든 부분에서 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9.1% 급등했었다.
미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보다 명목으로는 1.1% 늘어 월가 예상(0.9% 증가)을 소폭 상회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물가 급등에 따른 것으로, 물가를 감안한 실질 PCE는 0.1%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개인소득도 전월보다 0.6% 증가(예상 0.5% 증가)했지만,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개인소득은 -0.3%로 오히려 감소했다. 그러다 보니 저축률은 전월 5.5%에서 6월 5.1%로 감소해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2분기 고용비용지수(ECI)가 1.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1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 1분기 1.4%와 거의 맞먹는 수치다. 월가 예상(1.1% 증가)도 앞섰다. 특히 민간 분야의 ECI는 1.6% 상승했다. Fed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27일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까지 낮추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2분기 ECI를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라스무센은 "PCE 물가 지수와 ECI는 Fed가 정책 결정의 근거로 삼는 가장 중요한 정보"라면서 "이날 나온 수치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하는 데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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