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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결국 대만行…치킨게임으로 치닫는 美·中

기사출처
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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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美최고위급 방문

3일 차이잉원 총통과 면담할 듯
백악관 "필요시 안전조치" 경고
中군용기는 영공 경계선 출격

11월 중간선거 치르는 바이든
올 가을 3연임 앞둔 시진핑
"정치적 타격…물러서기 어려워"
사진 = shutterstock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만의 현상 유지’를 강조하는 미국과 ‘하나의 중국’을 주장하는 중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도·태평양 패권 경쟁에 양국의 국내 정치 상황까지 맞물려 어느 한쪽도 양보할 수 없는 ‘치킨 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美 “현상유지” vs 中 “심각한 사태”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2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뒤 오후 늦게 대만으로 이동했다. 그는 3일 차이잉원 총통과 회담한 뒤 다음 목적지인 한국으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이후 25년 만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앞두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자 미국 백악관은 1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에 대해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애초 펠로시 의장의 행동이 미·중 갈등을 자극할 수 있다고 보고 신중한 접근을 당부했다. 하지만 펠로시 의장이 대만 방문 일정을 확정하자 신변 보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회는 (행정부에서) 독립돼 있기 때문에 하원의장이 독자적으로 방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하원의장은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원의장의 방문은 선례가 있으며 이번 방문으로 현상이 변화되는 것은 없다.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도 변화가 없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취재진의 질문에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결정하면 중국이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어떤 긴장 고조에도 관여하지 않기를 기대한다”며 중국을 압박했다.

○양국 국내 정치까지 얽혀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저지하기 위해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제기해왔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이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제멋대로 짓밟는 것”이라며 “이는 중·미 관계를 심각하게 파괴해 심각한 사태와 후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군용기 여러 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근접 비행했다. 중국 군용기는 전날부터 가까이에 머물면서 중간선을 잠시 건드리고 돌아가는 전술적 움직임을 반복했다. 대만 군용기들은 근처에서 대기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전날에도 중국의 젠(J)-16 전투기 4대가 대만 남서부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해 국방부가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가동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는 양국의 국내 정치 상황도 얽혀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연임을 확정하는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시 주석에게 대만 통일은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급 지도자 지위에 오르기 위해 갖춰야 할 업적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시 주석의 권위를 깎아내리려는 미국의 전략으로 보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무산되면 중국의 협박에 굴복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양국의 치킨게임은 결국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시 주석에게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충돌로 이어지는 것은 미국이나 중국 모두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란 지적이다.

워싱턴=정인설/베이징=강현우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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