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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ed, 조기 선회는 없다"…AMD의 충격적 실적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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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밍비트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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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당신이 찾던 고용 보고서가 아니다." 7일(미 동부 시간) 미국 노동부가 9월 고용 보고서를 내놓은 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놓은 평가입니다.


9월 신규고용 수치는 예상보다 많았고, 실업률은 다시 50년 내 최저인 3.5%로 떨어졌습니다. 노동시장이 식지 않으면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하여 인플레이션은 쉽게 잡히지 않을 겁니다. 물가를 다시 2% 목표로 되돌리겠다는 미 중앙은행(Fed)은 긴축 고삐를 더 조일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시장 냉각을 기대한 투자자 실망은 컸습니다. 보합 선에 머물던 뉴욕 증시의 주가지수 선물은 오전 8시 30분 발표와 함께 마이너스로 떨어졌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81% 수준에서 3.91%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달러 환율도 올라갔습니다.


9월 고용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느리지만 계속되는 고용 성장

9월 신규 일자리는 시장 예상(25만5000개 증가)보다 살짝 많은 26만3000개 증가했습니다.'라고요. 정부 고용은 감소했지만, 민간 일자리가 28만8000개나 생겼습니다. 임금 상승의 주요인이 민간 부문 고용이죠. 업종별로도 유통과 물류창고 금융을 뺀 대부분 업종에서 고용이 발생했고요. 게다가 지난 7월 신규고용 수치는 상향 수정되어 1만1000개 많아졌습니다.


고용 수치는 21개월 연속 증가했습니다. 지난 7월 53만7000개→8월 31만5000개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고 상반기 월평균 44만 개보다는 적지만 충분히 강한 수치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금리 인상을 멈추려면 적어도 월별 신규고용 수치가 적어도 20만 개 이하로 떨어져야 할 것이고, 만약 경기 침체가 걱정되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려면 5만~7만 개까지 내려와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0만 개 이하는 되어야 (Fed가 원하는) 실업률의 완만한 상승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② 다시 떨어진 노동참여율→실업률 감소

지난 8월 0.3%포인트 증가해 희망을 줬던 노동시장 참여율은 9월 0.1%포인트 하락해 62.3%로 집계됐습니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63.4%보다 훨씬 낮습니다. 고령자, 여성 인력의 감소가 컸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더 많은 노동시장 참여와 더 높은 생산성이 인플레이션 하락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망스럽다"라며 "이런 수치는 Fed가 11월 75bp 인상 경로를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규고용이 증가한 가운데 노동시장 참여 인력은 줄어들자 실업률은 지난 7월에 세웠던 1969년 이후 최저 기록인 3.5%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실업률은 가계조사를 통해 산출되는데, 이 조사에서 20만4000명이 새로 일자리를 얻고 5만7000명은 노동시장을 떠난 것으로 집계된 데 따른 것입니다.


③ 임금 상승 지속

시간당 임금은 예상과 비슷한 전월 대비 0.31%, 전년 대비 5% 상승했습니다. 예상과 같았습니다. 0.31%는 8월의 0.28%보다는 높지만 지난 7월 0.50%보다는 낮습니다. 전년 대비 수치 5%도 8월 5.2%보다 둔화했습니다. 언스트앤드영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이 둔화하는 건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5% 상승률은 여전히 불편한 수준"이라며 "Fed 위원들은 '임금 둔화가 그렇게 빠르지 않다'라는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임금 압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희망적 신호가 있지만, Fed가 편안함을 느끼기에는 여전히 너무 높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랙록의 제프 로젠버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9월 고용 보고서는 경기 둔화 및 Fed 선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믿던 투자자들에게 약간 실망스러우리라 생각한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노동참여율의 증가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임금 압력은 더 높아지진 않았지만, 여전히 매우 높다. 임금이 이런 수준을 유지한다면 비둘기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고용 보고서가 발표된 뒤 Fed가 11월 75bp를 올릴 것이란 월가의 관측은 강해졌습니다. 제프리스의 토마스 시먼스 이코노미스트는 "노동력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아 임금 압박이 계속해서 문제가 될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11월에 또 다른 75bp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오늘 실업률 하락으로 우리는 다음달 Fed가 75bp 인상한 뒤 12월 50bp, 2월 25bp를 추가로 올리고 나서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고용 보고서 발표 뒤 또 다른 대규모 금리 인상 경로에 선 Fed'(Fed on Track for Another Large Interest-Rate Hike After Jobs Repor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ed는 임금 압력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유지시키는 걸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9월의 탄탄한 고용 보고서는 다음 달 회의에서 또 다른 대규모 금리 인상을 승인하는 궤도에 Fed를 올려놓을 것"이라고 썼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 11월 75bp 인상 가능성은 전날 70%대에서 80%대로 높아졌습니다. 내년 4월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예상도 다시 4.66% 수준으로 올라갔습니다. 11월 75bp, 12월 50bp, 내년 2월 25bp를 올리는 걸 예상하는 것입니다.


Fed의 조기 선회를 바라온 투자자 실망감은 매물 출회로 나타났습니다. 오전 9시 30분 주요 지수는 0.8~1.8% 내림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하락 폭은 커졌고 오후 3시 40분께 S&P500 지수는 3.3%, 나스닥은 4.2%까지 급락했습니다. 장 막판 소폭 반등한 덕분에 다우는 2.11%, S&P500 지수는 2.80%, 나스닥은 3.80% 내림세로 장을 마쳤습니다.


채권시장에서 오후 4시께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6.3bp 오른 3.886%, 2년물은 5.4bp 상승한 4.316%를 기록했습니다. 2년물은 한때 4.346%까지 치솟아 지난 9월 26일 세웠던 연고점(4.36%)에 근접했습니다.


Fed가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속한다면 경기 침체가 발생할 확률은 더 커질 겁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는 무언가가 깨질 때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고 분명히 균열이 만들어질 것"(the Fed will keep hiking until something breaks, and clearly the cracks are forming)이라면서 "Fed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데이터를 주시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금융 안정성과 시장 기능도 신경을 써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최근 금융시장에서 변동성이 치솟으면서 Fed가 이를 고려해 긴축 속도를 조절하지 않을까 하는 시장 관측이 있었는데요. 마이너드 CIO는 "채권시장에서 과거 지금 이 정도의 스트레스와 변동성이 발생했었을 때 Fed는 금리를 인하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전날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하다'라는 지적에 대해 "역레포 시장에 2조2000억 달러에 달하는 초과 유동성이 여전히 몰리고 있다. 채권 가격을 낮춰 팔면 된다. 그게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개선된 규제 체제 등 금융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구가 있다고 생각한다. 통화정책을 이런 목적으로 써선 안 되며, 통화정책 초점은 인플레이션과 싸우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월러 이사는 특히 "다른 국가의 문제를 다루는 것은 Fed의 책임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도 세계 시장 불안에 대해 "우리는 Fed가 앞으로 질주하는 가운데 일부 펜더 벤더(Fender bender), 즉 가벼운 충돌 사고를 기꺼이 용인할 것이란 걸 알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KPMG의 다이언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본격적인 금융 위기 때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의미는 아니지만, 지금 그들이 보내는 신호는 뭔가 그런 행동에 나서기 전에 상당히 많은 걸 오랫동안 기꺼이 참을 의향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시장을 짓누른 요인은 고용 보고서 외에 하나가 더 있었습니다.


바로 기업들의 실적 침체 경고입니다. 전날 AMD는 장 마감 뒤 3분기 가이던스를 내놓고 3분기 매출이 56억 달러로 기존 추정치인 67억 달러를 크게 밑돌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미 많이 낮아진 월가 컨센서스보다 16% 낮은 것입니다. 개인용컴퓨터(PC) 수요가 약화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AMD는 PC 부문 매출이 3분기 동안 약 1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번스타인의 스테이시 라즈곤 애널리스트는 "AMD의 PC 부문 매출 감소가 '정말 숨이 멎을 정도'"라고 언급했고, 코웬의 매튜 램지 애널리스트는 "일부 투자자는 PC 시장이 얼마나 빨리 악화하였는지 의아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몇 시간 뒤 삼성전자도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죠. 전년 동기보다 31.73% 줄어든 것으로 영업이익 감소는 2019년 4분기(10∼12월) 이후 약 3년 만입니다.


오늘 반도체 주가는 추풍낙엽처럼 떨어졌습니다. AMD는 13.87% 폭락했고 엔비디아(-8.03%) 인텔(-5.37%) TSMC(-6.19%) 마이크론(-3.13%) 등 업종 전체가 폭탄을 맞았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PC 수요 약화에 대한 AMD의 3분기 경고는 인텔, 엔비디아, 메모리, 데이터 센터에 대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PC 수요 감소는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PC 수요와 관련이 깊은 마이크로소프트(-5.08%) 애플(-3.67%)의 주가 하락 폭도 컸습니다.


미 정부가 중국에 18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이하 D램과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제조와 관련된 기술 및 장비 수출을 차단하는 규제를 발표한 것도 부정적이었습니다.


반도체뿐 아닙니다. 나이키 페덱스 마이크론 등에 이어 리바이스 등도 최근 가이던스를 깎았습니다. 경기 둔화가 주요 원인이지만 달러 강세도 큰 문제가 될 것입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 중 20개(4%)가 지금까지 3분기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이들 중 65%는 높은 인건비, 55%는 공급망 붕괴를 언급했습니다. 이는 최근 추세와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리한 환율 변동을 언급한 기업은 50%로 지난 분기보다 급증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중 나이키 페덱스 마이크론 카맥스 등 5개는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도 6.32% 폭락했습니다. 한 주 동안 하락 폭은 16%에 달합니다. 트위터를 인수하기로 한 일론 머스크 탓입니다. 테슬라가 오는 19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까지 머스크는 주식을 팔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팔 가능성이 큽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미리 주식을 파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음 주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됩니다. 11일 펩시코, 13일 델타항공 도미노 블랙록 등에 이어 14일 JP모건 씨티 웰스파고 모건스탠리가 성적표를 공개합니다.


여전히 월가는 3분기에 S&P500 기업의 이익이 전년 대비 2.4%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지난 6월 30일(9.9% 증가)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성장을 내다보는 것입니다. 팩트셋은 "결과가 2.4% 증가로 나온다면 팬데믹이 터졌던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이익 증가율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주 13일에는 9월 소비자물가(CPI)도 발표됩니다. CPI 발표에 앞서 12일 생산자 물가(PPI)도 나옵니다. 만약 이 수치가 낮게 나온다면 사실 모든 게 해결됩니다. 강한 고용 수치도 '연착륙 가능성'으로 다시 포장될 수 있습니다.


월가 콘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8.1%(전년 대비), 0.2%(전월 대비) 근원 수치는 6.5%, 0.4%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충격을 줬었던 8월(헤드라인 8.3%, 0.1% 근원 6.3%, 0.6%)와 엇비슷한 수준입니다. 웰스파고는 "헤드라인 CPI는 휘발유 가격 하락, 항공요금 하락, 중고차 가격 하락 등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빠른 속도로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근원 물가가 전월 대비 0.4%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년 대비로도 6.5% 올라 전월보다 높아질 것이다. 이는 주거비 등의 상승에 기인하며 11월 2일 Fed의 4번 연속 75bp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는 굳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다음 주 지켜봐야 할 또 다른 이벤트는 영국은행(BOE)의 시장 개입입니다. 오는 14일까지만 채권 매입을 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시장 개입이 중단되면 또다시 채권 금리가 치솟는 등 영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습니다.


유가 상승세도 복병입니다. 오늘 브렌트유는 배럴당 3.7% 오른 97.9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한 주간 15% 상승해 3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도 오늘 4.7%, 한 주간 16% 이상 올랐습니다. OPEC+의 감산 발표 효과입니다. 골드만삭스는 4분기니 유가가 다시 배럴당 110달러로 높였습니다. 유가의 지속적 상승은 Fed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입니다.


전쟁과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의 핵 위협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바이든은 "쿠바 미사일 위기 이후 처음으로 핵무기 사용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직 시장에 큰 영향은 없습니다.


다음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G20 회의에서 달러 강세를 제한할 '제2의 플라자 합의'가 나올 확률은 없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미국은 달러 강세를 원한다. 수입 물가를 낮추고 세계 경제를 둔화시킨다. 세계 경제 둔화는 물가를 잡기 위한 조건인 미국 경제 둔화에도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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