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연말 소비자 지갑으로 본 美투자전략…유통·IT株↓·여행↑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올 연말 유망한 종목으로 여행 관련주를 꼽았다. 반면 백화점과 유통주, 내구소비재 관련주는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셸 위버 모건스탠리 미국주식전략 애널리스트는 25일(현지시간) 오후 모건스탠리 팟캐스트에서 "올 연말 연휴 쇼핑 시즌은 작년과 상당히 다를 것"이라며 "백화점과 유통업체, 내구소비재, IT하드웨어는 더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모건스탠리는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모건스탠리 경제팀과 여러 소비자팀이 협력해 소비자 조사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 결과를 두고 미셸 애널리스트는 우선 "작년엔 공급망 불안으로 기업들의 가격결정력이 높았지만 올해는 정반대로 형성되고 있다"며 "미국 유통업자들은 작년과 비슷한 규모의 수입원을 놓고 경쟁할 것이며, 쇼핑객들이 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더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 번째 문제는 높은 재고수준이다. 미셸 애널리스트는 "높은 재고수준은 유통업자로 하여금 높은 할인율을 제시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큰 할인폭을 제시한 회사는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겠지만 이윤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문제는 인플레이션 상승이다. 미셸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일 년 내내 소비자들을 짓눌렀고 올해 우리는 할인판매에 매우 능숙한 소비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모건스탠리 조사에 따르면 쇼핑객의 70%가 연말 쇼핑 시즌 전에 할인 제공을 기다리고 있으며 대다수는 20%가 넘는 할인이 제공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비자들은 올해 더 가격에 민감할 것"이라며 "소비자의 3분의 1은 가게들이 가격을 인상할 경우 연말 선물을 훨씬 적게 살 것이라고 응답했다"고도 덧붙였다.
분야 별로 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과잉소비됐던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셸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소비자들에게 올해 어떤 곳에 돈을 더, 혹은 덜 쓸 계획인지 물었다"며 "가장 큰 지출감소는 사치품, 스포츠장비, 가정 및 주방, 전자제품에 대한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관련 업종의 주가반응 역시 부정적이란 예상이다. 그는 "백화점과 전문 유통업체, 내구 소비재, 대형 유통업체, IT하드웨어 등은 모두 어려운 시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행관련주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셸 애널리스트는 "서비스 관련업계의 수요가 상품보다 더 잘 지탱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행과 항공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하고, 거시적 경제와 소비위축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행에 대한 관심이 계속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 항공주와 여행주에 대해 긍정적(bullish)인 입장을 유지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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