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 끝에 결국 부도
제네시스글로벌도 '뱅크런'
글로벌 암호화폐거래소 FTX에 고객 투자금을 떼인 암호화폐 대출업체 블록파이가 파산을 신청했다. FTX가 파산을 신청한 지 11일 만이다. 역시 투자금을 떼인 암호화폐 대출업체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의 파산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내부에서 FTX 사태로 암호화폐 업체의 '회계 부정'과 '리스크 관리'의 총체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록파이는 28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미국 뉴저지주 파산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블록파이는 이미 지난 6월 루나·테라 사태로 위기를 맞았다. 루나·테라 사태로 파산한 암호화폐 헤지펀드 스리애로캐피털(3ac)로부터 1만5250개의 비트코인과 3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돌려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블록파이는 FTX US로부터 2억7500만달러의 자금을 빌려 간신히 위기를 넘겼다. 또 기업 가치의 10분의 1 금액에 인수를 제안하는 조건으로 FTX로부터 4억달러에 이르는 신용대출 한도를 제공받기로 합의했다. FTX 자회사인 알라메다리서치에 자금을 담보로 맡기면서 FTX가 발행한 토큰 FTT로 대출받기도 했다. 그런데 FTX와 알라메다가 파산하면서 담보물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되고 대출금 상환을 요구받으면서 다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것이다.
알라메다에 떼인 투자금은 6억8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자금 부족으로 지난 11일 출금을 중단했고, FTX가 17일 파산하자 2주 만에 총 10만 명에 이르는 채권자를 남기고 연쇄 부도를 선언했다.
FTX의 법정관리를 위해 선임된 존 J 레이 FTX 최고경영자(CEO)는 "40년 구조조정 경력에서 이렇게 완전히 실패한 내부통제는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도 FTX에 맡긴 1억7500만달러의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해 16일부터 출금을 중단했다. 이 회사가 투자자에게 돌려줄 자금이 부족하다는 불안감이 확산하면서 '뱅크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글로벌캐피털은 파산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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