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요약
- 금융위원회가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둘러싼 논란으로 안건소위 재논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 금융권에서는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 선정 유지 가능성이 크지만, 루센트블록 컨소시엄의 조건부 인가 여부가 핵심 변수라고 전했다.
- 금융위 결정이 루센트블록 탈락 또는 조건부 승인 중 어느 쪽이냐에 따라 절차적 정당성, 샌드박스 제도, 스타트업 성공 사례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STO 장외거래소 선정' 금융위, 두 차례 결정 유보
'별도 안건소위 열어 재논의' 가닥…절충안 내놓을듯

금융위원회가 토큰증권(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청와대와 정치권 등의 지적으로 한국거래소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 두 곳을 승인하려던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겼지만, 그렇다고 이미 내·외부 심사 절차를 거쳐 확정한 결과를 번복하기에는 '외압' 논란이 불가피해서다. 일단 금융위는 직전 단계인 안건소위로 돌아가 결론을 다시 손보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금융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금융위는 STO 장외거래소 사업자 선정을 위한 안건심사소위원회(안건소위)를 다시 열어 입장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위는 전날 열린 금융위 정례회의에 예비인가 안건을 상정하지 않으면서 다음 정례회의까지 2주의 시간을 번 상황이다.
금융위 한 고위 관계자는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꼼꼼히 짚어보고 숙고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필요하다면 안건소위를 다시 열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도 원칙은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STO 장외거래소 금융투자업 예비인가 신청' 안건은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외평위) 심사→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심의→금융위 안건소위 심의→금융위 정례회의 의결 순으로 최종 결정된다. 최종심인 정례회의는 사실상 상정된 안건을 통과시킬지, 부결시킬지 여부만 판단한다.
하지만 금융위가 다시 직전 단계인 '안건소위'로의 회귀를 고민한다는 건 안건 내용을 손볼 가능성이 크단 의미다. '한국거래소'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 두 곳에 예비인가를 내주기로 한 기존 안건 내용을 보완하거나, 방향을 수정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본래 결정을 살리되, 루센트블록 입장에서도 억울함이 없도록 당국의 결론을 보강하고 정당화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며 "흠 없는 결정이 나오게끔 상당한 의견 수렴을 거칠 예정"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한국거래소·넥스트레이드 각 컨소시엄에 대한 선정 결과는 유지할 거라고 관측한다. 제도화를 위해 인·허가를 만든 첫 사례인 만큼, 안정성과 인프라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결론 낸 것이어서다. 다만 추가로 루센트블록 컨소시엄에 대해서도 엄격한 이행 사항들을 전제로 한 '조건부' 인가를 내줄지 여부가 관심이다.
금융위가 루센트블록 탈락 방침을 강행할 경우 금감원 외평위와 금융위 증선위 등 당국 심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질 수 있다. 반면 루센트블록을 조건부 승인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조정할 경우에는 샌드박스 제도 운영에서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 다만 안건소위까지 통과한 안을 뒤집는 만큼 시장이 납득할 만한 명분과 논리가 요구될 전망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치적 여론과 청와대가 가세한 상황에서, 추진되던 경과가 번복되면 모든 사업자가 청와대로 상소문을 보낼 것"이라며 "금융위로선 자가당착에 빠지지 않기 위해 고심이 깊을 듯하다"고 짚었다.
소관부처인 금융위가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는 건 이 사안을 곳곳에서 주목하고 있어서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며 "금융위로부터 혁신금융 서비스로 인정받아 이 시장을 개척했지만, 결국 폐업위기에 몰렸다"고 주장했다. 스타트업 업계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졌고, 이재명 대통령까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이 사안을 직접 거론하며 "인허가 절차는 최대한 투명하고 공정해야 하니, 각계 부처가 권한을 갖고 확인하라"고 했다. 금융위 판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단 얘기인 만큼, 금융위 내부 심사 과정에 대한 지적으로도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 정무위원회 일부 위원들도 금융당국에 심사의 공정성·투명성에 우려를 제기하는 의견을 전달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물적, 인적 자원이 풍부한 곳을 뽑겠다는 기준 하에선 스타트업이 제도권 전통 사업자와 겨뤄 이길 수가 없다"며 "외평위가 다시 열리더라도 제반 사항이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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