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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코인, 단순 팻핑거 아니다"…국회, 빗썸·당국 싸잡아 질타
간단 요약
- 빗썸이 이벤트 과정에서 62만개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를 내고 이 중 일부를 회수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 국회는 이번 사태가 단순 팻핑거가 아닌 시스템 부실에 따른 것으로, 실시간 잔고·장부 대조 등 내부 통제 실패라고 질타했다고 밝혔다.
- 여야 의원들은 거래소 신뢰 훼손과 함께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및 제도 공백 책임도 크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국회 정무위, '빗썸 사태' 진단
62만개 '유령 비트코인' 오지급 쇼크
"단순 팻핑거 아닌 시스템 부실"
금융당국 책임론도…"제도 공백탓"

지난주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발생한 비트코인(BTC) 오지급 사태를 두고 국회에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다만 관련 제도 정비와 입법 절차에 속도를 내지 못한 금융당국을 향한 '책임론'도 제기됐다.
11일 국회 정무위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빗썸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업무 보고를 진행했다. 이날 정무위 전체 회의에는 정무위 소속 의원들과 이재원 빗썸 대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출석했다.
빗썸 사태는 빗썸이 자사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62만개의 비트코인을 사용자에게 오지급한 사건이다. 당국에 따르면 지급된 62만개 중 61만8000개는 회수됐지만, 이미 매도된 1788개의 비트코인은 아직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원 대표는 회의에 출석해 "당사 이벤트 오지급 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한민국 가상자산 시장을 신뢰해 준 고객들과 건전한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고의 최종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내부 통제와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도마에 오른 시스템 부실

정무위 의원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 '팻핑거(Fat Finger·주문 입력 실수)' 사고가 아닌 빗썸 내부 시스템 취약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라는 데에 뜻을 모았다.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빗썸이 실제 보유한 비트코인이 4만2000개로 아는데 장부상 62만개가 발행된 것은 유령 코인이 생성된 것과 같다"라며 "빗썸의 실시간 잔고·장부 대조 시스템, 이벤트 별도 계정 분리, 대규모 지급에 대한 검증 절차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빗썸의 실시간 잔고·장부 대조 시스템이 다른 거래소에 비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은 "업비트의 경우 실제 지갑 보유량과 장부상 수량을 5분마다 자동으로 일치시키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반면 빗썸은 이런 실시간 대조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실제 보유량을 넘어가는 비트코인이 지급된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이 대표는 "보유하고 있는 디지털자산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라면서도 "이번 이벤트 지급 건에 대해서는 실시간 대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실제 보유 잔액과 장부 수량이 실시간으로 일치되는 연동 시스템이 돼야한다고 공감한다"라며 "해당 내용을 2단계 입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에서 주식·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특히 최근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자산)의 발행 주체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뢰도에 흠이 갈 수 있다고 봤다.
김 의원은 "최근 한국은행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아느냐"라며 "가상자산 거래소의 운용 자체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우려가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시장 신뢰가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가상자산 거래소로 확대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빗썸 사태, 금융당국도 책임 있다"

이번 사건을 금융당국 차원에서 방지할 수 있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안질의에서 "이번 사태의 제1책임은 분명 빗썸에게 있다"라면서도 "동시에 당국도 잘못을 했다"고 짚었다.
이번 빗썸 사고와 관련된 내부통제와 지급 관리 기준 등을 사전에 법제화할 수 있었음에도, 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이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 등 쟁점 사안으로 인해 제도 공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 의원은 "국회가 2023년 7월 이용자보호법 제정 당시 1년 내 후속 입법 마련을 부대의견으로 요청했지만 아직도 이행되지 않았다"며 "심지어 국회에서 이미 내부통제 강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이 담긴 법안들을 제출했음에도 당국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해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측에서도 금융당국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은 "빗썸 오지급 사태를 대주주 지분 제한과 연관 지으려고 하면 안된다"라며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에서도 지분 규제 이야기가 나왔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강 의원은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이 주식 거래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지난 삼성증권 사태 때 점검을 확실하게 했으면 이번 사태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업무 실태를 제대로 점검하겠다"고 답변했다.

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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