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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송 "진짜가 있는데 왜 스테이블코인 필요한가"…힘 실리는 '프로젝트 한강'
간단 요약
- 신현송 후보자는 암호화폐가 할 수 있는 일을 CBDC도 모두 할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 필요성이 낮다고 밝혔다.
- 신 후보자는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시스템의 주축이 되기엔 부족해 기껏해야 보조적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 신 후보자 취임 시 한국은행의 CBDC 사업과 '프로젝트 한강'이 가속화될 수 있으며, 실제 사업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기간별 예측 흐름 리포트


BIS 시절 '암호화폐 회의론' 지속 제기
프린스턴대 웨비나서 'CBDC 역할' 발표
"중앙은행 화폐 재고안할 필요 없어"
"스테이블코인, 19세기 민간화폐와 유사"
취임 후 한은 CBDC 실험 가속화 전망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지명된 신현송 후보자가 지난 2022년 "암호화폐가 할 수 있는 일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도 전부 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후보자는 국제결제은행(BIS) 재직 시절 꾸준히 암호화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한은의 CBDC 실험인 '프로젝트 한강'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 후보자는 지난 2022년 6월 미국 프린스턴대 벤드하임 금융센터의 '마커스 아카데미'에 참석해 "기술적 역량의 측면에서 암호화폐가 할 수 있는 일은 CBDC도 똑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커스 아카데미는 마커스 브루너마이어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겸 벤드하임 금융센터 소장이 설립한 웨비나 시리즈다. 당시 신 후보자는 '암호화폐 폭락 이후: 미래 CBDC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신 후보자는 해당 강의에서 CBDC의 강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신 후보자는 "모든 건 중앙은행 화폐라는 안전한 토대 위에 놓여 있다"며 "이미 진짜(중앙은행 화폐)가 있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에 의존해 중앙은행 화폐를 새로 만들거나 다시 고안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진짜가 있다면 왜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한가"라며 "우리는 지난 수백년의 경험을 통해 중앙은행 화폐를 기반으로 상업은행과 비은행 지급 서비스 업체들이 매우 훌륭하게 운영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선순환, 투기적 순환으로 만들어져"
신 후보자가 주목한 건 중앙은행 화폐의 '네트워크 효과'다. 네트워크 효과는 상품·서비스의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해당 상품·서비스의 가치와 효용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뜻한다. 그는 "화폐는 네트워크 효과의 완벽한 예시"라며 "만약 암호화폐가 화폐로 적합한 수단이었다면 사람들은 이미 하나의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수렴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폐의 경우 사용량이 늘수록 수용성도 커지는 선순환이 기대된다"며 "(단) 암호화폐에서 관찰되는 선순환은 화폐가 갖는 일종의 조정 장치로서의 본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투기적 순환으로 만들어진 외형에 가깝다"고 했다.
프라이버시 보호도 CBDC의 강점으로 꼽았다. 신 후보자는 "디지털 환경에서 거래가 발생하면 이용자는 화폐의 가치가 진짜라는 확신을 갖기 위해 출처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며 "암호화폐는 모든 거래 이력을 공개적으로 게시해 출처를 증명한다"고 말했다.
반면 CBDC는 실명을 활용해도 중앙은행이 거래 이력을 관리해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영지식증명(ZKP) 기술을 통해 자금 출처도 입증할 수 있다는 것이 신 후보자의 설명이다. 영지식증명은 구체적인 데이터 노출 없이 자산 보유 사실을 수학적으로 증명하는 기술이다.

"스테이블코인, 보조적 역할 그칠 것"
신 후보자는 법정화폐와 가치가 1대 1로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지난해 국제결제은행 연례보고서 '차세대 통화 및 금융 시스템'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은 통화 시스템의 주축으로 기능하기에 부족하다"는 취지의 진단을 내놓은 바 있다.
신 후보자는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역할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기껏해야 (기존 화폐의) 보조적 역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은 19세기 미국 자유은행 시대에 유통된 민간 화폐와 유사하다"며 "항상 액면가 전환을 보장하겠다는 약속과 신용·유동성 리스크를 수반하며 수익성을 추구하는 사업모델의 필요성 사이에는 본질적인 긴장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또 중앙은행이 기존 화폐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 신 후보자의 진단이다. 최근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 과정에서 드러난 한은의 입장과 비슷하다. 그는 "통화·금융 안정의 관리자(steward)인 중앙은행이 전환을 주도해야 한다"며 "중앙은행의 리더십은 토큰화 시스템의 잠재력을 안전하고 효율적이며 호용적인 방식으로 온전히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사회가 민간 디지털 화폐로 우회하면 사회적 비용을 동반하는 건전하지 못한 화폐의 한계에 대한 역사적 교훈을 다시 배우게 될 수 있다"고 했다.
신 후보자 취임시 지난해 하반기 잠정 중단된 한은의 CBDC 사업도 본격적으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올 상반기 중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신 후보자는 지난해 8월 서울에서 열린 세계경제학자대회에서 "프로젝트 한강은 중단 없이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은 출신인 현정환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신 후보자는) 화폐가 가져야 하는 안정성, 결제 종결성 등의 측면에서 스테이블코인이 미흡하다고 보는 입장"이라며 "CBDC 사업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지만, 프로젝트 한강이 아직 실험 단계인만큼 실제 사업화까지는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 후보자는 전날(3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처음 출근했다. 향후 청문회 과정 등에서 큰 이변이 없다면 신 후보자는 이달 21일 한은 총재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준형 기자
gilson@bloomingbit.io안녕하세요, 블루밍비트 이준형 기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