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 파죽지세…"예의 주시" 외환당국 개입에도 장중 1250원 뚫어
PiCK
블루밍비트 뉴스룸
하룻새 10.80원 급등 … 연고점 뚫은 원·달러 환율
한달 만에 구두개입 했지만 …
"달러 매수세 진정될 줄 몰라"
4월 들어서만 34원 넘게 올라
이창용 "다른 나라에 비해선
원화절하 폭 심한편 아냐"
1250원 넘은 적 단 2번뿐
美Fed 긴축 앞당기고 강도 세져
"1260원 돌파는 시간문제" 전망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달러 매수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25일 오후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선을 넘보는 수준까지 오르자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지난 3월 7일 1230원 선을 방어하기 위한 구두개입에 이어 올 들어서만 두 번째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무색하게 원·달러 환율은 장 마감 직전 1250원10전까지 치솟았다. 결국 1249원90전으로 마감하면서 가까스로 1250원 선을 지켰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긴축 예고에 원화 약세(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60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 18일 1230원대를 돌파한 뒤 불과 1주일 사이 1250원을 위협할 정도로 급등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22일 5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못박은 데 이어 앞으로 두세 차례 연속적인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했다. 파월 의장은 긴축을 "앞당겨 시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해 6월 회의에서도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6월에는 0.5%포인트가 아닌, 0.75%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전망보고서에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긴축(QT) 실시 계획을 확정·발표할 것이 확실시되며, 다수의 투자은행은 5월에 즉각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Fed가 과거보다 큰 규모로 빠른 속도의 QT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 선호가 강화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과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기는 '1250원'대를 위협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넘어섰던 것은 단 두 차례에 그친다. 2010년 유럽 재정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다. 당시 1250원을 넘어섰지만, 기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넘어 1260원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선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라며 "외환당국의 개입 등이 영향이 있겠지만 126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 주식 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다음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5월 금통위 결정의 큰 변수"라며 "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는데, 이후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원화의 절하 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심한 편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엔화, 위안화와 함께 원화 약세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는 질문에 "원화를 보면 1월 기준으로 보든 우크라이나 사태가 시작된 2월 말 기준으로 보든 달러 인덱스 상승에 비해서 원화 환율이 절하된 정도가 거의 비슷하다"며 "당연히 앞으로 미국 금리가 더 올라가면 절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특정 환율을 목표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환율을 정책 변수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급격하게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화가 있을 때 조정하는 역할은 할 수 있어도 환율을 타깃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그 속도와 변화 방향을 보고 있으며, 절하가 우려되지만 아직까지 원화의 절하 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심한 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한달 만에 구두개입 했지만 …
"달러 매수세 진정될 줄 몰라"
4월 들어서만 34원 넘게 올라
이창용 "다른 나라에 비해선
원화절하 폭 심한편 아냐"
1250원 넘은 적 단 2번뿐
美Fed 긴축 앞당기고 강도 세져
"1260원 돌파는 시간문제" 전망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도 달러 매수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25일 오후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선을 넘보는 수준까지 오르자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구두개입에 나섰다. 지난 3월 7일 1230원 선을 방어하기 위한 구두개입에 이어 올 들어서만 두 번째다.
하지만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 무색하게 원·달러 환율은 장 마감 직전 1250원10전까지 치솟았다. 결국 1249원90전으로 마감하면서 가까스로 1250원 선을 지켰다.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긴축 예고에 원화 약세(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60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 18일 1230원대를 돌파한 뒤 불과 1주일 사이 1250원을 위협할 정도로 급등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지난 22일 5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못박은 데 이어 앞으로 두세 차례 연속적인 빅스텝을 기정사실화했다. 파월 의장은 긴축을 "앞당겨 시행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언급해 6월 회의에서도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할 뜻을 밝혔다. 이에 따라 6월에는 0.5%포인트가 아닌, 0.75%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은 전망보고서에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긴축(QT) 실시 계획을 확정·발표할 것이 확실시되며, 다수의 투자은행은 5월에 즉각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Fed가 과거보다 큰 규모로 빠른 속도의 QT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 선호가 강화되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외환당국과 시장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기는 '1250원'대를 위협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넘어섰던 것은 단 두 차례에 그친다. 2010년 유럽 재정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다. 당시 1250원을 넘어섰지만, 기간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250원을 넘어 1260원까지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250원 선을 넘어서는 건 시간 문제"라며 "외환당국의 개입 등이 영향이 있겠지만 1260원을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이 급등하면 외국인 주식 매도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다음달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도 5월 금통위 결정의 큰 변수"라며 "Fed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이상 올릴 수 있는데, 이후 자본 유출입이나 환율 움직임 등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의 환율 수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원화의 절하 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심한 편은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엔화, 위안화와 함께 원화 약세가 심각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는 질문에 "원화를 보면 1월 기준으로 보든 우크라이나 사태가 시작된 2월 말 기준으로 보든 달러 인덱스 상승에 비해서 원화 환율이 절하된 정도가 거의 비슷하다"며 "당연히 앞으로 미국 금리가 더 올라가면 절하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특정 환율을 목표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개인적으로는 환율을 정책 변수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급격하게 쏠림 현상이 있거나 변화가 있을 때 조정하는 역할은 할 수 있어도 환율을 타깃으로 금리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다만 그 속도와 변화 방향을 보고 있으며, 절하가 우려되지만 아직까지 원화의 절하 폭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 심한 편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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