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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공시 기준 잡힌다"…금감원 '가상자산 회계 지침'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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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민 기자
사진=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이 가상자산(암호화폐) 회계 지침을 공개했다. 이번 지침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의 공시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11일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관련 공시사항을 추가하는 내용을 포함한 회계기준위원회의 기업회계기준서 제1001호 '재무제표 표시' 개정 공개 초안을 심의·의결하고, 가상자산 회계처리 관련 안내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최근 블록체인 기술 기반 산업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해 토큰 등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기업 회계에 미치는 영향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회계처리 지침이 없어 회계정보 이용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에 이번 지침이 마련됐다.


법률 측면에서도 회계적 판단 시 경제적 측면 외에도 법률적 소유권 등이 고려돼야 하지만, 가상자산의 법적 지위가 제대로 확립되어 있지 않았기에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국제동향 측면에서도 독자적 회계 기준을 사용하는 미국, 일본은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침, 가상자산 보유자에 대한 회계 처리기준 공개 초안들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국제회계기준(IFRS)의 경우 가상자산 관련 회계 처리기준 제정에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상황이다.


금융위는 "IFRS 제정 속도가 가상자산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달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가상자산 관련 규율체계가 마련되고 있는 만큼, 국제 회계기준과 상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시장의 회계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회계처리 지침'으로 모호한 기준 정립


금융위가 발표한 가상자산 관련 회계·공시 투명성 제고를 위한 방안은 크게 △가상자산 관련 거래 유형 별 회계처리 감독 지침 △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주석공시 의무화를 포함한 회계기준서 개정 등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회계처리 감독 지침을 통해 지금까지 모호했던, '회사가 발행 가상자산을 고객에 매각하고 받은 금전 대가를 수익으로 인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수익 기준서(K-IFRS 제1115호)를 적용해 회사가 가상자산 보유자에 대한 의무를 모두 완료한 이후에 매각 대가를 수익으로 인식하게 했다.


국내 시장 내 유상 매각 가상자산의 경우 8종으로, 매각 가치는 총 8970억원이지만 지금까지 유상매각 후 수익으로 인식한 금액은 3건, 총 1126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수행의무를 명확히 파악하고 그 의무의 성격과 범위를 고려해 수익인식 시기를 판단하며, 의무를 완료하기 전에 회사가 수령한 대가는 부채로 인식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만든 것이다.


가상자산 플랫폼 개발 과정의 지출 원가에 대해서도 기준을 세웠다. 관련 개발 활동이 무형자산 기준서(K-IFRS 제1038호)에서 규정한 개발 활동에 해당한다는 근거가 없다면 발생 시 비용으로 회계처리한다.


가상자산 보유자의 경우에도 지금까지 보유한 가상자산이 토큰증권(ST)에 해당하는 경우 금융자산·부채 분류가 허용되는 것인지 모호했지만, 앞으로는 보유 토큰증권이 금융상품 정의를 충족하는 경우 금융자산·부채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든 것이다.

토큰의 종류별 회계처리 개요 / 사진=금융감독원

가상자산 사업자의 회계처리 기준도 세웠다. 지금까지 가상자산 사업자가 고객위탁 가상자산을 보유한 경우 사업자의 재무제표에서 자산·부채 인식 여부가 불분명했지만, 앞으로는 경제적 통제권을 고려해 자산·부채 인식 여부를 결정하고 국제 동향을 감안해 고객에 대한 법적 재산권 보호수준을 고려토록 했다.


가상자산의 공정가치 측정에 있어서도 활성시장과 공정가치 개념에 대한 구체적 조건을 사례와 함께 제공해 회사와 감사인이 재무제표 작성과 감사 절차 수행에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주석공시 의무화로 회계 불확실성 해소


회계기준서 개정을 통해 가상자산 거래에 대한 주석공시를 의무화도 추진한다. 금감원은 "회계정보 이용자가 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거래 및 보유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주석공시를 의무화한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가상자산과 관련된 정보가 백서(White-Paper)를 통해 공시됐으나, 공시의 정확성과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았기에 가상자산의 개발·발행사의 재무제표 관련 정보를 주석에 기재하지 않은 경우 정보이용자가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앞으로는 가상자산 개발·발행사는 해당 가상자산의 수량·특성, 이를 활용한 사업모델 등 일반 정보와 가상자산 매각 대가에 대한 수익 인식 등 회계정책, 수익 인식을 위한 의무이행 경과와 판탄까지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특히 가상자산 발행 이후 자체 유보(Reserve) 물량에 대한 보유정보와 사용내역까지 공시하도록 했다.


투자 등의 목적으로 가상자산을 보유한 상장사의 경우 가상자산 분류기준에 대한 회계정책, 재무제표에 인식한 장부금액, 시장가치 등을 기재해 회계정보 이용자들이 가상자산에 투자한 회사가 받게 될 영향을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 제공도 의무화한다.


가상자산 사업자의 '고객위탁 가상자산'에 대한 주석공시 의무도 마련됐다.


지금까지 가상자산 사업자가 보유한 '고객위탁 가상자산'에 대해 그간 회계기준 미비로 충분한 정보가 공시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자산·부채 인식 여부와 관련 없이 보유한 고객위탁 가상자산의 물량, 시장 가치 등의 정보와 해킹 등 물리적인 위험, 이를 예방하기 위한 보호수준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토록 했다.


2022년 말 기준 국내 5대 거래소의 고객위탁 가상자산의 규모는 총 18조3067억원으로, 사업자 자체보유 가상자산(3710억원)의 약 50배에 육박한다. 금감원은 자체보유 가상자산뿐 아니라 규모가 수십 배에 이르는 고객 위탁보유 가상자산에 대한 회계정보도 제공돼야 한다고 본 것이다.

5대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체보유, 고객위탁 가상자산 현황 / 사진=금융감독원

금감원은 "이번 지침 발표를 통해 가상자산 회계처리가 보다 명확해지고 주석공시도 강화되는 만큼, 회계정보 이용자의 입장에서 기업 간 비교 가능하고 신뢰성 있는 정보가 충실히 제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회사와 외부감사인 간 회계기준 해석 관련 이견도 감소해 양측의 불확실성이 모두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에 발표된 '가상자산 회계 공시 투명성 제고 방안'은 추후 약 2개월간에 걸쳐 상장사, 가상자산 사업자, 회계법인 등 이해관계자별 설명회를 통해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며, 의견 수렴 결과를 바탕으로 10~11월 중 회계제도심의위원회 등을 거쳐 공표·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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