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3일 최초로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했던 반에크에게 SEC가 승인 여부를 통보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당장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에는 SEC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재는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천천히 살펴보는 것 같다"며 SEC가 비트코인 때만큼 적극적으로 소통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도 SEC의 참여 부족을 지적하며 "SEC의 참여 부족은 의도적인 대화 지연 같다. 어디를 봐도 긍정적인 신호나 정보가 없다. 개인적으로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길 바라지만, 좋은 상황은 아닌 것 같다.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확률은 25%"라고 전했다. 앞서 발추나스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확률을 50%에서 30%로 낮췄지만, 이를 한번 더 낮췄다.
SEC가 최근 이더리움에 대한 증권성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기대감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조사기관 GSR은 "이더리움 현물 ETF가 오는 5월 승인될 가능성은 20%"라며 "SEC가 최근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조사하며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비협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정치적 압력도 있어 승인 확률을 75%에서 20%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될 것" 긍정적 전망도
물론 낙관론도 적지 않다. 크레이그 살름(Craig Salm) 그레이스케일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최근 이더리움 현물 ETF 비승인 전망의 근거로 언급되는 'SEC의 소통 부족'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크레이그는 지난달 말 자신의 X(옛 트위터)에 "나는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 대해 단념하지 않았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앞둔 마지막 몇 달 동안 그레이스케일은 SEC와 대화를 나누며 생성·상환 절차, 현금 대 현물, AP, LP, 보관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논의했었다"며 "비트코인 때와 비교할 때, 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이런 사항은 모두 파악됐다. 여러면에서 SEC는 이미 참여를 한 것"고 말했다.
또 다른 신청사인 21셰어즈 역시 그레이스케일과 유사한 입장을 내놨다. 오필리아 스나이더(Ophelia Snyder) 21셰어즈 최고경영자(CEO)는 "이더리움 현물 ETF 서류와 비트코인 현물 ETF 서류 간 큰 차이가 없고, 상당히 일관성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SEC가 살펴볼 내용이 적을 것이다. 따라서 5월 승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글로벌 은행 스탠다드차타드(SC)는 최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가 올해 2분기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채권 출시 신청을 발표한 것을 근거로 낙관론을 유지 중이다. SC는 "현재 시장에서 비승인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건 사실이나, 영국 LSE가 2분기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채권 출시를 목표로 하는 것은 미국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쟁점은 이더리움의 '증권성' 여부
사진=CNBC 캡쳐
앞서 겐슬러 위원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 "비트코인은 금, 은과 같은 비증권이기 때문에 ETF 출시를 승인했다"고 밝힌 만큼 증권성 여부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에도 큰 변곡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성 이슈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이더리움의 '지분증명(PoS)' 방식 때문이다. 채굴방식의 비트코인과 달리 지분증명의 이더리움은 이용자들이 보유 지분에 따라 의사 결정권을 가질 수 있고, 스테이킹(예치)에 따라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스테이킹 서비스는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분류하는 데 여지를 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SEC는 이더리움의 증권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 선물 ETF와 현물 ETF의 상관관계를 지적했다. 그는 "CME 이더리움 선물 계약은 증권이 아닌 원자재 선물로 등록돼 있다"며 "이더리움이 증권이라면, SEC는 이더리움 선물 ETF 상장도 거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겐슬러 위원장은 지난 2018년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 시절 강의를 통해 "이더리움이 충분히 분산됐기 때문에 증권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으나 현재 겐슬러를 필두로 한 SEC는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하기 전까지 그저 '시간 끌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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