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9월대비 가격 26.5% 급등
신중모드서 '중장기 투자' 전환
한국은행이 중장기적 관점에서 금을 추가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장기적 관점’이라는 단서를 붙였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던 기존 입장과 비교하면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다.
30일 최완호 한은 외자운용원 운용기획팀장은 한은 블로그에 ‘금 투자 여건 점검 및 향후 운용 방안’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최 팀장은 글에서 “한은은 외환보유액의 증가 추이를 봐가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추가 매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국내 외환시장 전개 상황, 국제 금시장 동향 등을 점검하면서 금 투자의 시점 및 규모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은이 금과 관련한 견해를 외부에 공개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당시 외자운용원은 영국 런던에 보관 중인 보유 금을 점검하면서 금을 추가 매입할 필요성이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에는 “일각의 주장처럼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확대가 긴요한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돼있다. ‘매입을 고려하겠다’는 표현은 없고, “현재 시점에서는 금 보유 확대보다는 미국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4.4t이다. 2011년 40t, 2012년 30t, 2013년 20t의 금을 사들인 뒤 10년간 이 규모를 유지해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작년 말부터 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하자 추가 매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금 가격은 지난 19일 트로이온스당 2392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후 26일 2338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말 대비 26.5% 급등했다.
이번 입장 변화와 관련해 한은은 ‘중장기적 관점’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도 이번 게시글에서 금 투자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금이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높고 유동성은 낮다는 것이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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