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수혜' 도지코인, 포드 시총 돌파

비트코인 이어 밈 코인까지 불장

시총 75조…1주일새 177% 상승

한국서 하루 10조원 거래되기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운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 코인인 도지코인이 미국의 대표 자동차 회사 포드의 시가총액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에서는 24시간 거래량이 10조원을 돌파했다. 머스크 CEO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내정되는 등 도지코인이 트럼프 당선 수혜 코인으로 부상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 수혜' 도지코인, 포드 시총 돌파13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도지코인 시총은 이날 오후 4시 기준 535억달러(약 75조원)를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미 대선이 치러진 지난 5일 0.158달러에서 불과 1주일 뒤인 12일 0.439달러로 치솟았다. 상승률만 177.8%에 달한다. 시총 역시 한때 639억달러로 늘어나 포드 시총(441억달러)을 크게 따돌렸다. 국내에서는 같은 기간 236원에서 623.8원으로 폭등했다.

도지코인은 ‘머스크 후광효과’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밈 코인이다. 머스크 CEO는 도지코인을 두고 “비트코인보다 낫다”고 말하는 등 도지코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머스크 CEO는 도지코인을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언급했다. 도지코인은 이날 머스크 CEO가 DOGE 수장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반짝 상승했다.

하지만 밈 코인은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콘텐츠나 캐릭터를 주제로 만든 암호화폐로, 내재적인 가치가 없어 변동성에 취약하다. 이날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82% 하락한 8만6987달러에 거래됐는데, 도지코인의 하락 폭(-8.9%)이 더 가팔랐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99% 내린 1억2373만5000원을 기록했는데 도지코인은 2.45% 떨어진 526.4원에 거래됐다.

암호화폐 강세장이 시작되자 도지코인, 시바이누 같은 밈 코인에 국내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국내에서 도지코인의 하루 거래량은 한때 10조원에 달했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대금(약 12조원)을 넘보는 규모다. 시바이누의 거래대금도 한때 1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에서 비트코인 거래대금이 1조7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 밈 코인에 투자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미 대선 이후 급등한 비트코인이 조정에 들어가면 밈 코인 하락은 더 가파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