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기대감·AI 열풍 쌍끌이에…S&P 500 '사상 최고치' 경신

기술 기업 '高실적'이 미 증시 견인

"증시 강세에 '위험 자산' 선호 두드러질 것"

미국 증시가 22일(현지시간) 상승세로 마감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라클과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가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대한 기대감과 인공지능(AI) 산업의 낙관론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S&P500 사상 최고가 경신

23일 CNBC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장중 한때 6,100.81까지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0.61% 상승한 6,086.37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고점 이후 조정을 겪은 뒤 기록한 새로운 최고치다. S&P500 지수는 2023년 한 해 동안 23% 상승했으나,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실망감으로 12월에는 2.5% 하락한 바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28% 상승한 20,009.34로 마감해 강한 오름세를 보였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3% 상승한 44,156.73으로 거래를 끝냈다. 특히 다우 지수는 '프로터 앤드 갬블(P&G)'의 약 2% 주가 상승이 견인했다.

주로 기술 기업들의 호실적이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넷플릭스는 유료 가입자 수가 3억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과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면서 주가가 9% 이상 급등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과 제이크 폴 대 마이크 타이슨 복싱 경기 같은 인기 콘텐츠로 수익을 끌어올렸다. 오라클과 엔비디아 역시 각각 6%, 4% 이상 상승하며 AI 투자 확대 기대감을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역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트럼프는 21일 '스타게이트'라는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으며, 오픈AI, 오라클, 소프트뱅크 등이 참여해 미국 내 AI 인프라에 최소 5000억 달러(약 719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최고 투자책임자 키스 러너는 "탄탄한 경제와 인플레이션 완화, 금리 안정, 그리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완화 방침 등이 증시에 긍정적인 배경을 제공했다"며 "이번 강세장에서 AI와 기술이 주요한 테마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증시 강세에 고위험 자산 선호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은 고위험 자산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단기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CFRA에 따르면 2024년은 ETF 자금 유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해였다. 올해 미국에서 상장된 신규 ETF의 약 40%가 파생상품을 주요 투자 전략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의 20%에서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기존에는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인덱스 기반 ETF 상품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점차 복잡하고 다양한 전략을 적용한 상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스트라테가스의 ETF 책임자 토드 손은 "ETF 수요가 단순한 패시브 상품에서 복잡한 전략 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ETF 발행사들은 투자자들에게 과거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전략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