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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기업發 비트코인 비축…초대형 덤핑 신호탄 되나

손민 기자

간단 요약

  • 글로벌 상장 기업들의 비트코인 비축 확대가 가격 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 전문가들은 기업의 부채 기반 비트코인 매수가 약세장에서 대규모 덤핑과 시장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또한 민간 기업의 과도한 비트코인 보유가 각국 정부의 준비자산 채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 상승 견인 기대 증폭에도

약세장서 '대규모 덤핑' 우려 나와

정부 채택에 악영향 미칠 수도

글로벌 상장 기업들의 과감한 비트코인(BTC) 비축 행보가 이어지며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기업 주도의 매집이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각) 일본의 스트래티지로 평가받는 메타플래닛(Metaplanet)은 공시를 통해 "1234개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했으며, 총 보유량은 1만2345BTC에 도달했다"라고 밝혔다. 작년 4월 비트코인 비축 전략을 발표한 이후 1년 2개월 만에 아시아 1위이자 글로벌 7위에 해당하는 물량을 확보한 것이다. 메타플래닛의 공격적인 비트코인 비축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커지며 주가는 지난 1년간 약 2400% 상승했으며, 보유 비트코인의 프리미엄도 현재 가격의 5배에 달하는 55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1세대 비트코인 비축 기업인 스트래티지 역시 공격적인 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스트래티지는 지난 한 달 동안에만 무려 1만2095BTC를 축적하며 비트코인 보유량을 59만2345BTC(총 공급량의 약 2.82%)로 확대했다. 더불어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210억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위한 자금 조달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외에도 프로캡BTC, 그린 미네랄스 등의 기업들이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비트코인 매집 계획을 연이어 발표하며 비축 행렬에 동참했다.

비트코인 트레저리에 따르면, 올해 초 60만 개 수준이던 상장 기업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6개월 만에 25만 개 넘게 증가해 현재 84만884개에 도달했다. 유명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 브래드 밀스(Brad Mills)는 "우리는 세일러 사이클(SaylorCycle)의 서막에 있다. 기업 수요에 힘입어 비트코인은 향후 20년 이내에 100배 상승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상장 기업 비트코인 비축 순위 /사진=비트코인트레저리
글로벌 상장 기업 비트코인 비축 순위 /사진=비트코인트레저리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기업들의 비트코인 비축 행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맥스 카이저 엘살바도르 정부 비트코인 고문은 "이번 사이클에서 비트코인 비축에 참여한 기업들은 약세장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이들이 스트래티지처럼 하락장에서 비트코인을 팔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앞서 2022년 하락장 당시 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인해 10억 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자금을 조달해 꾸준히 비트코인을 매수하는 전략을 취했다.

사이페딘 아무스 '비트코인 스탠다드' 저자 역시 "최근 다수 기업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음에도, 비트코인은 여전히 고점 기준 최대 80% 하락할 수 있는 자산"이라며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80% 하락을 견딜 수 없다면, 지금 당장 재무 구조를 재구성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약세장 못 버티면 초대형 덤핑 발생 가능

우려를 드러낸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을 비축하는 기업 대다수가 현금이 아닌 부채를 활용해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단일 기업 기준 비트코인 보유량 1위인 스트래티지는 대규모 전환사채, 우선주 프로그램 등을 통해 비트코인을 비축해 왔다. 비교적 최근 비축을 시작한 메타플래닛, 21캐피털 등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하락장에서 해당 기업들이 재정 압박을 받게 될 경우 자금 상환을 위한 대규모 매도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들의 비트코인 비축은 단기적 강세 요인으로 꼽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생태계 전반에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비트코인이 하락하면, 기업들은 부채를 갚기 위해 비트코인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여러 기업이 동시에 비트코인을 매도할 경우, 선물 시장의 대규모 청산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매도세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 역시 보고서를 통해 우려를 드러냈다. 보고서는 "과거 채굴업체 코어사이언티픽의 사례를 고려할 때, 비트코인 가격이 기업들의 평균 매수단가보다 22% 이상 하락하면 시장에 덤핑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약세장 당시, 심각한 재정 압박에 시달린 코어사이언티픽은 보유 비트코인 7202개를 매각해 1억6700만 달러를 조달한 바 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채굴 원가 대비 22% 낮은 수준이었지만, 손실이 발생하자 모든 채권자가 추가 자금 조달을 중단하며 강제 덤핑에 나섰다. 이후 한 달간 비트코인은 약 44% 하락했다.

보고서는 "만약 비트코인이 9만 달러를 하회할 경우, 현재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손실 구간에 돌입하며, 매도 가능성은 높아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국가적 비트코인 비축 전략 채택에도 악영향

기업들의 비트코인 비축량이 계속 증가하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비트코인 준비자산 채택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스위스 은행 시그넘은 보고서를 통해 "어떤 자산이든 특정 주체에게 보유량이 집중되면, 안전 자산의 성격은 훼손된다"라며 "민간 기업의 과도한 비축은 정부 기관이 비트코인을 준비 자산으로 채택하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현재 상장 기업들이 보유한 비트코인 물량은 총 공급량의 4% 수준이지만, 실제 유통되는 물량 대비 점유율은 훨씬 높아 정부 기관이 느끼는 위험 부담감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낮은 변동성과 높은 유동성을 준비 자산의 핵심 요건으로 평가하고 있다"라며 "기업들이 과도한 레버리지를 사용해 비트코인을 비축하면 유통량이 감소하는 탓에 유동성은 줄고 변동성은 커지면서 준비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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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 기자

sonmin@bloomingbit.io안녕하세요 블루밍비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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