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트럼프 대중 관세 위협에 한때 1430원 상회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1430원대 진입

뉴욕증시 일제 급락…나스닥 2%대 하락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급등세를 보이며 한때 1430원을 돌파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며 '대규모 관세 인상'을 예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11일(한국시간) 새벽 2시 기준 달러-원 환율은 지난 2일 서울외환시장 종가 대비 27.00원 오른 142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주간 거래(오전 9시~오후 3시30분) 종가 1421.00원보다도 6.00원 높았다.

원-달러는 장 마감 후 1420원 부근에서 횡보하다가 뉴욕 오전 장중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를 비판하며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검토 중인 정책 중 하나는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massive) 관세 인상"이라며 "그 밖에도 여러 대응 조치를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일제히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 중후반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로버트 파블릭 다코타웰스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시장의 허를 찔렀고, 그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뉴욕 오전 장 후반 1432.00원까지 치솟았다가 상승 폭을 일부 되돌렸다. 야간 거래를 포함해 143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5월 2일 이후 처음이다.

같은 시각(오전 2시19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151.750엔, 유로-달러 환율은 1.16010달러에 형성됐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7.1401위안이었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36.39원, 위안-원 환율은 199.21원으로 거래됐다.

이날 달러-원 환율의 장중 고점은 1432.00원, 저점은 1418.40원으로 변동 폭은 13.60원을 기록했다.

야간 거래를 포함한 전체 현물환 거래 규모는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총 169억7400만달러로 집계됐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