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과 관련 기술 전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며, 미국과 유럽의 첨단 산업 및 방위산업에 심각한 공급망 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 특히 전기차·풍력·반도체 등 핵심 산업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 영구자석과 관련해 서방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에 직접적인 제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미국과 유럽은 자국 내 희토류 공급망 구축 정책을 추진 중이나, 중희토류 분리시설 부재 등 현실적인 한계로 인해 단기간 내 위기 해소는 어렵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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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없인 미사일·반도체도 없다"…'희토류 목줄' 잡힌 美 [글로벌 머니 X파일]](https://media.bloomingbit.io/PROD/news/e04fd451-8c7f-4c6c-a920-5c4740635876.webp?w=800)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원자재 수출 규제를 넘어 첨단 산업의 '심장' 역할을 하는 고성능 영구자석 생산에 필요한 핵심 기술, 장비, 지식재산권까지 틀어쥐는 '가치사슬 전면 통제'에 나서면서다. 미국의 반도체 기술 봉쇄에 대응한 보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희토류 앞세워 글로벌 공급망 '흔들'
1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역외(해외) 희토류 물자 수출 통제 결정'을 발표했다. 사마륨·디스프로슘·가돌리늄·터븀·루테튬·스칸듐·이트륨 금속과 사마륨-코발트 합금, 터븀-철 합금, 디스프로슘-철 합금, 터븀-디스프로슘-철 합금, 산화 디스프로슘, 산화 터븀을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했다.
이 물자들은 수출 시 중국 상무부가 발급한 이중용도 물자(군용으로도 민간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는 물자) 수출허가증을 받아야 한다. 또 이 물자들을 함유·조합·혼합해 해외에서 제조된 희토류 영구자석 재료와 희토류 타깃 소재들도 수출 통제 대상에 넣었다. 이들 대상에 대한 수출 통제는 다음 달 8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채굴, 선광, 제련, 분리, 합금 및 자석 제조에 사용되는 모든 관련 기술과 핵심 장비로 확대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홀뮴(Ho), 어븀(Er), 툴륨(Tm), 유로퓸(Eu), 이터븀(Yb) 등 5개 희토류 원소를 통제 목록에 추가해, 통제 대상 원소를 총 12개로 확대했다.
이는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당시 사용했던 수출 쿼터 축소와 같은 물량 통제 방식보다 강도가 강하다는 평가다. 당시 조치가 일시적인 가격 급등과 공급 충격을 유발했다면 이번 조치는 서방이 독자적인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시도 자체를 원천적으로 방해하고 지연시키려는 장기적인 목표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은 압도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채굴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공급망의 병목 구간인 제련/분리(산화물 생산) 단계에서는 약 90%, 최종 제품인 영구자석 제조에서는 약 93%를 장악하고 있다.

희토류 제련 및 분리 공정은 고도의 화학적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동시에 심각한 환경 오염도 유발한다. 서방은 지난 수십 년간 비용 효율성과 환경 규제를 이유로 이 공정을 중국으로 이전했다. 이제 중국은 축적된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물리적인 공급망뿐만 아니라 '관련 지식 병목'까지 장악해 가치사슬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보였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이슬린 바스카란 박사는 "베이징은 더 이상 세계에 없어서는 안 될 원자재 공급자 역할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이제 그들은 그 원자재를 사용하는 데 필요한 기술의 문지기가 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게임의 규칙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따라 '해외직접생산품 규정' 활용
이번 통제 조치의 가장 강력하고 논란이 된 것은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 통제를 위해 활용해 온 '해외직접생산품 규정(Foreign Direct Product Rule·FDPR)'과 비슷한 논리를 도입한 것이다. 중국의 이번 새로운 규정은 중국산 희토류가 미량(특정 중희토류의 경우 제품 가치 기준 0.1% 이상)이라도 포함된 제품이나, 중국의 기술 및 장비를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까지도 수출 허가 대상으로 삼는다.
이는 서방 기업이 중국을 우회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제3국에 가공 시설을 구축하려는 시도를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예를 들어,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수입한 산화네오디뮴을 베트남 공장에서 자석으로 가공해도 그 과정에 중국산 장비나 합금 기술이 사용되면 중국의 통제권 아래에 놓이게 된다. 이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핵심인 이른바 '차이나 플러스 원(+1)' 전략을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이런 '역외관할권'의 적용은 서방 기업에 막대한 규제 부담을 안긴다. 동시에 중국 정부에게는 전례 없는 정보 수집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해 관련 기업은 최종 사용자, 제품의 구체적인 사양, 기술 적용 방식 등 민감한 공급망 정보를 중국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는 무역 통제를 넘어 서방의 첨단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깊숙한 정보를 축적하는 정보전의 성격을 띨 수 있다. 사실상 글로벌 희토류 가치사슬 전체를 감시하는 거대한 '파놉티콘'을 구축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 9일 로이터 통신에 "백악관과 관련 기관은 전 세계 기술 공급망을 통제하려는 중국이 예고 없이 발표된 새로운 규칙의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 "중국은 전 세계에 희토류 수출 통제하겠다는 서신을 보냈다"며 "현재 검토 중인 대책은 미국이 수입하는 중국 제품 관세를 대폭 인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에 맞서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중국의 새로운 규정은 주로 국방 및 반도체 기업을 겨냥한다는 분석이다.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수출 허가 신청은 원칙적으로 불허하며, 반도체 관련 신청은 매우 엄격한 건별 심사를 거치도록 규정했다. 중국이 희토류 지배력을 서방의 군사 기술 우위와 첨단 산업 경쟁력을 약화하려는 지정학적 무기로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아시아 그룹의 조지 첸 파트너는 "이것은 전면적인 금지 조치와 같은 무딘 도구가 아니고 이것은 메스와 비슷하다"며 "중국은 정밀한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정 기업, 특정 산업, 특정 국가에 대한 압력을 높이거나 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의 희토류 규제가 정교한 '외과수술용 메스'와 같다는 분석이다.
첨단 국방과 녹색의 딜레마
중국의 희토류 통제 전략은 미국 등이 동시에 추구하는 두 가지 목표인 '국가 안보 강화'와 '녹색에너지 전환'을 정밀 타격한다. 모두 동일한 공급망의 취약점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최첨단 무기체계의 핵심 부품과 친환경 경제의 동력원이 모두 중국이 통제하는 희토류 영구자석, 특히 네오디뮴-철-붕소(NdFeB) 계열 자석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 무기체계의 성능은 고효율, 고출력의 소형 경량 부품 등이 좌우된다.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미군의 주력 스텔스 전투기인 F-35 한 대에는 약 418kg의 희토류가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 구축함인 알레이버크급 한 척에는 2360kg,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에는 4170kg의 희토류가 쓰인다.
해당 자석들은 전투기의 전기식 작동기와 첨단 AESA 레이더의 마이크로파 에너지 집속 장치, 정밀유도폭탄(JDAM) 및 토마호크 미사일의 유도 시스템, 무인항공기(UAV)의 구동 모터 등 무기체계의 두뇌와 심장, 근육에 해당하는 모든 부분에 필수다.
미국 정부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희토류 시장에서 국방 부문이 차지하는 수요는 0.1% 미만으로 미미하다. 문제는 전체 물량이 아니다. 극한의 온도와 압력을 견뎌야 하는 최고 등급의 자석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온 성능을 위해 디스프로슘(Dy)과 터븀(Tb)과 같은 중희토류(HREEs)가 첨가돼야 한다. 이들 원소는 자석이 고온 환경에서도 자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중국은 이 중희토류 분리 시장을 거의 100% 장악하고 있다. 중국의 통제는 서방의 군사력 유지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녹색 에너지로 전환도 희토류 의존도를 높였다. 글로벌 희토류 시장 조사업체 애다머스 인텔리전스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구동 모터 시장에서 희토류 영구자석(PM) 모터가 전력 기여도 기준으로 약 91%를 차지한다. 현재 도로를 달리는 거의 모든 전기차가 중국산 희토류 자석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이다.

해상풍력 발전 분야도 비슷하다. 거대한 블레이드를 저속으로 회전하기 위해 기어박스 없이 발전기와 직접 연결하는 직접 구동 방식이 보편화됐다. 이 방식의 영구자석 발전기(PMG)는 터빈 한 기당 수 톤의 네오디뮴(Nd), 프라세오디뮴(Pr), 디스프로슘(Dy), 터븀(Tb)이 필요하다. 15MW급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 한 기에는 약 3~4톤의 NdFeB 자석이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해상풍력 터빈의 약 76%가 이 PMG 방식을 채택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유럽의 그린 딜(Green Deal)과 같은 기후 정책들이 전기차와 풍력 발전 보급을 장려할수록 중국이 통제하는 희토류 자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목표가 지정학적 경쟁국의 경제력을 키워주고, 동시에 자국의 전략적 취약성을 심화하는 역설에 빠진 것이다.
반도체 산업의 희토류 의존성도 치명적이다. 반도체 제조 공정 장비의 정밀 제어에 고강도 NdFeB 자석이 필수다. 웨이퍼를 이송하는 로봇 팔, 증착 및 식각 공정 체임버 내의 정밀 모터 등 첨단 반도체 장비의 핵심 구동 부품은 대부분 희토류 자석을 사용한다.
화학기계적연마(Chemical Mechanical Planarization, CMP) 공정에도 희토류가 필요하다. 7나노미터 이하의 초미세 공정에서는 웨이퍼 표면을 원자 수준으로 평탄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필요한 연마제인 슬러리의 핵심 성분이 바로 희토류 원소인 세륨(Cerium)의 산화물, 세리(Ceria)다. 중국이 최근 수출 통제 대상에 반도체 제조사를 명시한 이유다. CMP 공정에서 현재 기술로는 세리아 슬러리의 대체재를 찾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조지타운대 CSET(안보 및 신흥기술 센터)의 제이콥 펠드고이즈 선임 분석가는 "사람들은 칩이라고 하면 실리콘을 떠올리지만 노란색 가루(세리아)를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그 세리아 슬러리 없이는 칩을 만들 수 없고 적은 양이지만 파급력은 큰 의존성"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유럽 대안의 한계
중국의 희토류 통제 강화에 미국과 유럽은 각각 자국 중심의 공급망을 재건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대응의 핵심은 오는 2027년부터 국방 시스템에 중국산 희토류 자석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국방연방획득규정(DFARS)이다. 이 금지 조항은 광산 채굴부터 최종 자석 생산에 이르는 공급망 전체를 포괄하는 매우 강력한 규제다. 미 국방부는 2020년부터 4억 39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해 미국 내 공급망 구축을 지원해왔다.

미국 정부는 'MP 머티리얼즈'와 수십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을 통해 2028년까지 연간 1만톤 규모의 자석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계획이다. 미 국방물자국은 핵심 광물 비축을 위해 약 1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조달에 착수했다. 미 국방부는 알래스카 앰블러 프로젝트와 연계된 '트릴로지 메탈스'의 지분 10%를 취득하는 등 전략적 지분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미국의 강력한 산업재건 의지에도 현실의 벽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MP 머티리얼즈가 미국에서 산화물 생산을 본격화하고 첫 자석 공장을 건설하는 등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고성능 자석 제조에 필수적인 중희토류(HREEs), 특히 디스프로슘(Dy)과 터븀(Tb)의 분리 및 정제 시설이 미국에 없다.
유럽연합(EU)은 핵심원자재법(CRMA)으로 대응하고 있다. CRMA는 오는 2030년까지 EU 연간 소비량의 10%를 역내 채굴, 40%를 역내 가공, 25%를 역내 재활용을 통해 조달하고, 특정 전략 원자재의 제3국 의존도를 65%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전략 프로젝트'로 지정된 사업에 대해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금융 접근성을 높여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역시 수많은 장애물이 있다. 유럽 내에는 경제성 있는 희토류 광산이 드물다. 새로운 채굴 프로젝트는 지역 주민의 환경 반대에 부딪히기 쉽다. 과거에 중국으로 이전했던 오염 유발적인 제련 및 분리 시설을 다시 유럽으로 이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하고 어려운 과제다.
한국도 희토류 해외 의존 높아
한국의 핵심 광물 해외 의존도는 99%를 상회한다. 사실상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다. 희토류의 경우에는 중국산 수입 비중이 70%를 넘어선다. 완제품인 영구자석의 의존도는 이보다 훨씬 심각하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에 따라 영구자석 수입액은 2020년 2억 3900만 달러에서 2022년 6억 4100만 달러로 3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했다. 중국은 지난 4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며 한국 기업에 '중국산 희토류가 포함된 부품을 미국 방산업체에 공급하지 말라'는 직접적인 경고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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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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