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시장, 달러가 이미 95% 차지…원화 기반 토큰화 경제 구조 만들어야"
블록체인 기반 자산 토큰화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한국이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원화의 사용성을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2일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서울 섬유센터에서 진행된 '2026 블록체인 밋업 컨퍼런스'에 참여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 확산으로 토큰화(RWA)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라며 "한국이 토큰화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면 원화를 기반으로 한 '토큰화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스테이블코인이 토큰화 자산 시대의 결제와 유동성 공급을 연결하는 핵심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산이 토큰화돼도 결제 체계가 기존 은행 계좌나 현금 시스템에 머물러 있으면 자산 이전과 결제가 동시에 이뤄지는 블록체인의 장점을 살리기 어렵다"라며 "토큰화 경제가 작동하려면 결제 통화 역시 토큰화된 형태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실제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토큰화 시장에서 표준 인프라로 자리잡고 있다. 그 중에서 미국의 달러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미 3000억 달러(약 400조원) 규모 이상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서 단순한 가상자산 거래 수단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달러 레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현재 시장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은 약 95% 수준에 달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현상이 유지되면 달러 중심 구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 교수는 "실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도 퍼블릭 블록체인을 활용한 토큰화 상품을 확대하고 있고,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와 유동성 공급 구조가 확산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성공 궤도에 올라선 미국의 사례를 참고해 한국도 '돈'의 토큰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이 토큰화 금융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다"라며 "결국 금융시장은 은행 계좌 중심 경제에서 블록체인 기반 자산 중심 경제로 이동하는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토큰화 도입 속도를 위해 정책 입안자들이 토큰화와 관련된 성과 지표(KPI)를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토큰화를 도입할 것인가 아닌가를 고민할 단계는 지났다. 어떤 질서와 표준으로 도입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라며 "정책 KPI가 발행 잔액이 아닌 신뢰성, 사용성, 국제 연결성 같은 요소를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라고 짚었다.
